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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박물관 건립제안
작성자 백○○ 작성일 2011-05-25 조회수 700
날씨가 화창해 가족과 함께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축제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길가에 작은 미술관 푯말하나가 보였다. 작고 초라한 폐교를 꾸며 만든 미술관이어 그냥 지나칠까도 했지만 마땅히 가볼만한 곳도 없어 차를 돌렸다. “심은 미술관”이라 쓰여 있었다. 
심은 전 정우 선생이라면 천자문 120체를 완성한 대가로 한국 서예 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중국에까지 유명하신분이다. 
천자문은 서예가라 해도 평생 1체를 쓰기 어려워 원대의 조맹부가 6체를, 당대의 대가 구양순이 3체를 썼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석봉 선생이 2체를 남기셨을 뿐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심은 선생의 미술관이 이 강화 시골구석에 있다는 것이 의외였다. 

동명이인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전시관에 들어서자 숨이 멈출 것만 같은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은나라 갑골 문자에서 부터 청동기시대 금문자, 고대 중국의 원, 명대의 유명서체는 물론 목간을 비롯한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시대 각 서체 천자문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전시된 그야말로 3천년 세계 서예 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 파노라마였으며 감동의 서사시였다. 
한 서예가의 열정이 중국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앞에서 경복궁과 남한산성을 이야기 하며 왼지 작아지는 것만 같다던 아이들에게 한껏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어 무엇보다 뿌듯했다. 
강화의 보물로 지정 돼 있지만 혼자서 관리하기에는 힘이 부치고 도난의 위험이 있으며 전시실이 협소해 모두전시 할 수 없어 120체 630종의 천자문 중에서 30체 외에는 볼 수 없다는 점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미술관을 찾아왔던 다른 이들 역시 못내 안타까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인천시에서도 오는 2014년 아시안 게임에 인천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힘과 차원 높은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제1순위로 심은 선생의 천자문을 모두 전시할 수 있는 천자문 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니 다행한 일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세계인들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고심하는 우리로서도 한 서예가의 뜻을 되새겨볼 일이며 박물관이 완성 되면 중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 관광객에게는 물론 세계제일의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이들에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관광 코스로도 안성맞춤 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문화란 한나라의 정신이며 미래를 내다보는 힘이다. 
지방자치 단체마다 먹 거리 위주의 일회성 축제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 속에서 
문화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는 강화군민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루빨리 예산이 확보되어 송영길시장과 심은 선생의 지고한 선비정신이 결실을 맺어 우리문화의 자긍심을 널리 알리며 모든 관광객들에게도 가슴 벅찬 감동을 줄 수 있길 빌어본다. 

2011년 5월 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259-7 ,백 병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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